컴퓨터와 인터넷

가끔은 빠꾸다...

by 카르마 posted Apr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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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빠꾸를 외치는 사람들이 꽤나 있나보다.

인터넷에서 노빠꾸를 검색해보면 꽤 여러개가 검색된다.

빠꾸는 영어 back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니 노빠꾸는 noback인 셈이다.

뒤돌아보고 후회하지 않고 직진한다는 의미인가?

가끔은 나도 노빠꾸하고 싶지만 그것은 젊었는데 용기백배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안되면 돌아가는 방법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게 되는 나이가 되서 일까?

 

최근에 Rocky 리눅스에 빠져있었다.

처음에는 노트북 서버에 깔아보니 꽤나 쓸만해보인다. 조금은 낯설기는 하지만 그래도 레드헷과 Centos에 길들여진 아마추어에게는 나빠보이지 않는다.

8.7을 깔았다가 다시 9.1로..

록키8은 지원예정이 2029년, 록키9은 2032년까지이니 3년이나 더 기간이 길다.

기왕이면 지원기간이 긴 것이 좋지 않을까?

커널버전도 록키8은 4.18.x 이고 5.14.x 다.

못먹어도 GO!!!

 

록키9 너로 정했어...

 

이번에는 6코어짜리 제온  X5650 CPU가 들어있는 워크스테이션에 깔았다.

속도와 기능도 괜찮고 무엇보다도 dnf로 제공되는 모듈들이 아주 많아서 쓸만해보인다.

전에 Centos에서는 Imagick, Imagemagick 등등 소스 컴파일을 해야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저장소만 잘 선택하면 dnf 로 순식간에 설치가 끝난다.

 

한참을 만지작 거리다 드디어 IDC에 있는 메인서버에 도전했다.

평소에도 2차, 3차 백업을 하고 있지만 한번 더 체크해보고 백업을 단디한뒤 일요일 IDC를 방문 재설치를 끝냈다.

20230423_154157.jpg

20230423_125451.jpg

SSD가 250G, 500G 두개가 삼성거로 달려있고

8T짜리 시게이트 HDD를 백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좌우간 호로로로 설치를 마치고 

집에서 와서 SSH로 접속해서 밤늦게까지 마무리작업...

모든게 정상동작하는 것을 보고 숙면...

 

아침에 일어나서 브라우저를 열어보니 뭥미???

Install a LAMP Stack on Rocky Linux 8 | Atlantic.Net

어제 작업을 끝내서 분명히 정상적으로 접속되는 것을 확인했었는데 아파치 초기화면이 뜬다.

부랴부랴 SSH로 접속해보니 프롬프터는 login as:라고 뜨는데 엔터를 치면 접속이 끊긴다.

ping도 나오는데...

 

IDC회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작업의뢰서를 남겼더니

전화가 왔다. kernel panic 이란다..

리부팅도 아예 안되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지금까지 rocky9을 수십번 깔아봤지만 처음 접하는 상황이라서 멘붕...

일단 rocky9 재설치를 의뢰했다.

 

한두시간이면 끝날줄 알았던 재설치작업은 영 소식이 없다.

전화를 했더니 조금 기다려달라고...

바쁘다니 할 수 없지 뭐...

 

아침 7시에 작업의뢰서를 남겨서 재설치에 들어갔는데 오후 6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다.

HDD에 들어있는 데이터양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다.

왜그러냐니까 엔지니어가 작업하다고 HDD를 망가뜨렸단다.

 

하루종일 기다리다 지쳐있으니 짜증도 안난다.

그냥 설치나 후딱 빨리해주면 고맙겠습니다.

뭐 2차 3차 백업해둔 자료들이 있으니 데이터는 상관없고 HHD를 새로 달기로 하고 8시가 넘어서 겨우 SSH 접속이 된다.

 

다시 작업시작

아파치깔고 마리아디비 설치하고 PHP 깔고

아파치 설정 다시하고 SSL 설치하고... 백업데이터로 복구하고...

12시까지 작업하고 흐뭇하게 잠자러 굿나잇~~~

 

Install a LAMP Stack on Rocky Linux 8 | Atlantic.Net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보니 문제의 아파치화면이 또 뜬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잠시 멘붕~~

두번을 재설치 했는데 어제 아침과 똑같은 상황이다.

처음에는 아마추어인 내가 했으니 그렇다치고

이번에는 작업의뢰해서 비용까지 지불하고 설치했는데 똑같은 결과라니 

 

다시 작업의뢰서 올리고 전화통화...

한참뒤에 돌아온 답변은 서버의 메인보드가 rocky9의 커널5.1과 호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록키8과는 호환이 된다고...

 

일요일 작업을 시작해서 월요일 재재설치 해서 화요일까지 왔으니 9.1을 고집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그냥 8.7로 깔아주세요...

 

화요일에 재재재설치

 

두어시간만에 작업이 끝나고 SSH로 접속해서 아파치깔고 마리아디비 설치하고 PHP 올리고...

세번의 재설치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것일까?

HDD에 백업해두었던 데이터들이 다 망가져있다. 디렉토리 스트럭처는 있는데 화일은 하나도 없다.

몽땅 empty foder...

아마도 망가뜨린 HDD 복구를 시도 했었던 모양이다.

 

각설하고 로컬 데이터는 포기하고 원격 백업해둔 자료를 rsync로 복사하고 설치하고...

항상 지론이기는 하지만 데이터베이스와 첨부화일만 있으면 나머지 거의 원상복구가 가능하다.

단지 네트워크로 복사하는데 시간이 걸릴뿐이다.

 

시간이 걸려서 겨우 99% 원상복구 하기는 했지만 돌아보니 황당한 경험이다.

커널과 보드 호환이 안되는 상황도 처음 접하는 경험이고  HDD까지 망가져서 로컵백업한 자료들이 망가졌으니 원격 백업을 해두지 않았었다면 몽땅 다 날렸을 것이다.

3일간의 악몽이 끝나고

수요일은 마무리 작업...

 

9.1을 깔려다 8.7로 빠꾸(??)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청소는 확실하게 했네...ㅋㅋ

하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악몽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