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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티벳여행
2003.08.16 12:59

민박집

조회 수 104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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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왕국을 나서서 다시 잔다에 들러야했다. 벌써 오후 네시가 되어서 출발을 서둘러야하는데 어제 펑크난 타이어 수리가 다 되지않았고 아직 연료도 다 구하지 못해서 연료를 더 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일행은 여기 저기 어슬렁거리며 장터구경을 하는가 했더니 맥주를 판매하는 한족 가게에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브라질인 두명, 독일인 한명, 프랑스인 한명, 홀일점인 중국계스페인인 한명, 그리고 한국인 한명이 티벳의 오지에 있는 한족식당에서 미제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 화제는 단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브라질인 두명과 한국인 한명이 은근히 들뜬 모습인데 반해 프랑스인 파브리즈는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꼬리를 내린다. 독일인인 크리스천은 의외로 축구에 별 관심이 없다. 월드컵 축구는 한국과 브라질의 결승전으로 끝이나고 다음 화제는 여행... 이번에는 단연 여행을 가장 많이한 크리스천의 무용담이 펼쳐진다. 티벳은 이번이 세번째, 브라질, 프랑스, 중국등 일행들의 국가는 대부분 가봤는데 아직 한국은 못가봤단다. 일본은 몇번 가봤다는 소리에 잠시 되지않는 영어로 대한민국 홍보대사역활을 수행했다. 지금은 비록 남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단일민족국가로 5천년 역사는 일본보다 몇배나 크고 중국보다 몇배나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가득차있다고... 다음번 여행 무용담은 브라질인 다께스다. 몇년전 고물 오토바이를 하나 구해서 오토바이로 브라질 종단여행을 했었다고 한다. 자칭 오토바이 광이라는 크리스천과 대화가 진행되더니 결국은 각종 오토바이 모델들이 도마에 오른다. 오토바이에 오자도 모르는 나는 결국 맥주만 홀짝홀짝...

다께스와 훌리오의 아프카니스탄 취재여행이야기가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잉잉과 파브리즈의 차례로 넘어간다. 잉잉은 중국인지지만 부모님이 스페인에 정착해서 살고 계셔서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스페인에서 다녔다고 한다. 얼마전까지는 싱가포르의 중국계 은행에 근무하다가 파브리시오를 만났다고 한다. 둘은 6개월 예정으로 여행중인데 라싸를 거쳐서 운남성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운남성에서 라사로 올라오는 육로도 언젠가 여행해보고 싶은 지역이다. 지난번 트루판에서 만났던 김유리씨가 운남성의 성도에서 티벳으로 올라오는 길을 혼자서 여행했다고 했었다. 물론 퍼밋이 없었지만 워낙 생긴모습이 중국인하고 비슷한데다 기본적인 중국어회화도 가능하고 더구나 여자여서 검문에서 전혀 걸리지 않았다고 했었다.
마약생산지인 쿤사의 트라이앵글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외국인에게는 근본적으로 퍼밋이 나오지않고 감시도 심해서 심지어는 총을 든 군인이 호텔방까지 들어와서 연행해간다고 하니 외국인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여행길이다. 가끔 빽을 쓰고 돈을 써서 여행허가를 받아서 여행하는 팀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않았다.
하지만 중국인인 잉잉이 있으니 지난번 예챙에서 알리로 올라오는 길처럼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운남성에서 육로로 태국으로 넘어갈 계획이란다.

오랫만에 마시는 맥주도 맛이 있지만 비록 우리말은 아니지만 오랫만에 떠는 수다도 재미있다. 왁자지껄한 국제토론대회가 끝난것은 타쉬가 차를 가지고 나타난 오후 7시쯤이었다. 다시 격론이 벌어졌다. 대부분 오늘 하루 여기서 더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내일중으로 다르첸에 도착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인데도 또 고집쟁이 독일놈(??)이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카일라스에 가서 코라를 하려며 3일이 걸리는데 여기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다 중간에 길바닥에서 자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이라도 출발해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다섯명이서 한명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승복하고 말았다. 간단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뉘어뉘엇 해가지기 시작하는 고원을 왔던 길을 되집어 돌아가기로 했다.

막상 출발하고 보니 크리스천의 속셈은 다른데 있었었다. 왔던 길을 되집어 올라가는 일이다 보니 할머니고개인 아위라를 올라가는 도중에 석양을 만날 수 있고 석양의 희말라야 사진을 찍는 것이 끝까지 왕고집을 부린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서둘러서 출발했건만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크리스천과 다케스는 사진을 찍느로 바쁘고 나는 그저 쭈그리고 앉아서 해지는 설산을 구경했다. 헌데 밤길에 아위라를 넘는 것은 위험하니 잔다에서 자고 가야한다고 주장하던 잉잉은 심통이 잔뜩나있다. 빨리 가자고 서둘르던 사람이 갑자기 시간을 지체하고 있으니...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니 헤드라이트 불빛 외에는 완전한 암흑이다. 타쉬가 틀어놓은 테이프에서는 대중가요가 흘러나온다. 웅얼웅얼 주문을 외는 것같은 노래가 있는가 하면 옴마니밧메홈만 반복되는 명상음악같은 곡도 있고 가끔 중국대중가요도 나온다. 갑자기 귀에 익은 멜로디가 나오는가 했더니 이정현의 "와"를 중국어로 부르는 노래다. 가사가 중국어만 아니었으면 이졍현이 부르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밤의 시간은 더 천천히 가는 것은 아닐까? 좌우간 한참을 그렇게 지루하게 차를 타고서 새벽 두시가 다 되어서 갈림길인 남루(Namru)에 도착했다.  지나올때 보았던 음식점 하나 달랑있는데 대다섯평쯤 되어보이는 흙담집 한칸이 전부이다. 다들 잠을 자다말고 일어나서 침구를 걷어내고 일행을 접대한다. 내부에는 벽쪽으로 의자가 있고 그 의자가 밤에는 침구를 깔고 누워서 잠을 자는 침대이다. 우유에 설탕을 잔뜩넣고 끓인 차에 맥주한잔씩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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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 2003.08.28 20:13
    만리장성을 가던중 현지 가이드에게 다음에 가볼만한 곳이 어딘가 라고 물으니,
    여유가 있으면 티벳을 가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편리하게 티벳을 여행하고 있는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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