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1년에 한두번씩 제주도를 찾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 횟수가 한참 많은 것이 내가 그렇게 오래 살았나봅니다.
물론 사람들 바글거리는 관광지를 보기 위애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도가 육지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영토중에서는 가장 이국적인 동네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화나, 풍습도 그렇지만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식물분포입니다.
제주도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아열대식물들이 꽤많습니다. 특히 육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록활엽수들이 많다보니 생소해보이고 이국적으로 보이는 것일겁니다.
십수년전부터는 가급적 관광객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들을 주로 찾아다닙니다.
주로 식물을 많이 볼 수 있고 사람들이 북적거리지 않는 오름들을 자주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인 것이 십수년전에 올랐던 물찾오름의 경우 람사르습지로 지정되고 주변에 사려니숲길이 생기면서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출입이 제한되고 지금은 출입통제로 아예 탐방 자체가 불가능해져있는 상태입니다.
각설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근처에 오름나그네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가는 목적이 이곳 저곳 오름을 탐방하는 것이 주목적이다보니 상호 자체가 친근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내가 먹어본 최고의 보말죽은 비양도의 "맹호식당"이었습니다. 보말죽과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보말칼국수도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맛이 있는 것같습니다.
오름나그네가 바로 보말칼국수를 하는 식당입니다.
오래전 일이기는 하지만 비양도에 들렀다가 맹호식당에서 보말죽을 주문했었는데 한 2시간 기다렸던 기억입니다.
할머니 한분이 장사하시는데 뱃시간때문에 식당손님은 한꺼번에 몰려들어서 복작복작....
서빙할 사람도 없어서 손님이 직접 상차리고 음식나르고...
그래도 맛있으니까 용서가 되어기는 합니다만...
이 오름나그네은 아예 노골적으로 셀프서비스입니다.
심지어는 상차림과 반찬까지 아예 손님이 직접 챙겨야합니다.
전복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맛이 반찬은 몇가지 없었지만 보말칼국수는 맛있었습니다.
보말칼국수 먹고 나니까 비양도 보말죽 생각이 간절해지네요.